둘로스를 떠나며
최종상, 윤명희 선교사가 드리는 기도편지
2009. 8월27일 항해 중에
사랑하는 기도의 동역자님들께
한 달간의 방콕사역을 마치고 동말레시아의 코타키나발루를 향해하고 있는 둘로스에서 주 예수님의 귀하신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바다는 아주 잔잔하여 5일간의 항해동안 모두 모처럼의 쉼을 즐기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항해는 둘로스 단장으로서의 마지막 항해이기에 의미가 깊습니다.
지난 5년1개월동안 둘로스의 진정한 단장으로 둘로스를 지켜주시고 사역을 이끌어 오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 단장 재직 중 유럽, 아랍권, 아프리카, 인도양 섬들과 걸프지역, 인도와 동아시아, 태평양 섬들, 호주를 돌아 다시 아시아 지역의 55개국의 92항구도시에서 사역했습니다. 참으로 큰 특권이요, 기쁨이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현지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과 함께 전도하며 세계선교의 현실과 필요를 역설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1. 열린 문을 주신 주님께 감사
특별히 감사한 것은 전에 문이 열리지 않았던 나라나 사역이 극히 제한 되었던 나라들이 제 임기중에 문이 열린 것입니다.
• 82년 로고스가 ‘추방’당한 후 23년동안 방문하지 못했던 이집트에서 2주간 성공적으로 사역, 전에 입국 거절 당했던 브루나이를 8일 간 방문 사역;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리랑카 입국한 것.
• 레바논, 수단,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 나라들:
• 둘로스의 일정 형편으로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리비아, 시리아, 알제리로부터 입국허가를 받은 일
• 지난 방문때 서점 개장 허가가 나지 않았던 말타, 모리셔스에서 서점 개장하게 된 것.
• 94, 95, 98년에는 기독교 서적과 성경 판매를 허락지 않았던 걸프 국가들이 2006년 방문 때 허락한 것
2. 인적, 재정적 자원을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
선교사 지망생과 재정적 지원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인데 지난 5년동안 부족함이 없도록 꾸준히 채워주셨습니다.
• 5년동안 약900여명의 둘로스 사역자들을 훈련하며 동역했습니다. 이들은 다른 선교지나, 신학교, 교회와 직장으로 흩어져 주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 제 임기동안 7명의 선장, 5명의 기관장, 그외 항해에 필요한 전문가들과 11개 부서장들을 계속 채워주셨습니다.
• 전도부를 보강, 승격시키고 둘로스의 선교사역을 극대화 하려고 매진해 왔습니다.
• 서적판매, 선교후원 수입으로 둘로스 재정이 계속 흑자였고, 한국교회로부터 새 승합차량 8대를 기증받아 사역을 기동성이 높아졌습니다.
• 위성통신시설 설치로 항해기간을 포함하여 24시간 어디에서나 전화, 인터넷, 이메일이 가능하여 통신과 업무의 효율을 가져왔습니다.
• 특별 기금을 모금하여 둘로스의 노후 물품을 교체하여 작업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3. 건강과 딸들을 지켜주신 주님께 감사
(1) 저희의 건강에 어려움이 있거나 (2) 런던에 놓고 온 세 딸들이 신앙적으로, 정서적으로, 학업적으로 힘들어 하면 4년 임기를 채우기 전이라도 하선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전제하고 단장직을 수락했었습니다.
•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업무와 말씀사역을 감당할 건강을 주셨고
• 윤선교사에게 심장박동기 부착수술을 적기에 하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 우리 영국교인 두 가정이 정성어린 사랑으로 세 딸을 돌보아 주셨습니다.
• 큰 딸 주혜는 로스쿨을 마치고 런던의 로펌에 취직했으며, 둘째 다은이는 대학에서 정치,경제를 전공하고 있고, 은지는 고2학년이 됩니다.
• 예민한 십대, 중요한 입시시험을 치루는 시기에 5년이나 떨어져 있었지만 “하늘 아버지”께서 친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잘 지키시며 보살펴 주셨습니다.
4. 많은 네트웍을 주신 주님께 감사
5년동안 종교의 다름과 신분의 고하를 불문하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축복이요 특권이었습니다. 물론 가난하고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을 훨씬 더 많이 만났습니다.
• 가끔은 직책 때문에 왕족, 대통령, 수상, 영부인, 장관을 비롯한 정부고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가끔은 복음을 어느정도 전할 수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과는 지금까지도 교분을 지속하게 해 주셨습니다.
• 각국의 기독교계 지도자들과 만나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 나라들의 영적인 상황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듣고 배우며 경험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 많은 한인교회와 한인 선교사님들을 만나 교제하는 보너스도 누렸고,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단장직 첫 2년동안 저희 둘로스를 통해 주님께서 역사하신 기적 같은 이야기들은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 (2007년 홍성사 출판)를 통해 자세히 보고드린 바 있습니다. 저희의 지난 5년은 하나님의 임재와 도우심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었던 사역과 배움의 가슴 벅찬 기간이었습니다. 더 잘 했어야 했겠지만, 후회없이 달려온 5년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역들이 가능하도록 기도하며 지원해 주신 파송, 후원교회들과 기도의 동역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신실한 동역이 없었으면 저희의 사역은 많은 열매를 맺지 못했을 것입니다.
향후 일정과 향후 사역
다음 방문지인 코타키나발루 (8/29-9/21)에서 9/19일 토요일 아침 선상에서 본부의 현직, 전직 선교선 사역 책임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이임예배가 있고 21일 하선합니다. 후임 단장은 아직 구하지 못하여 둘로스의 한 부장이 5개월간 임시단장이 되었습니다.
9월25일 금요일에 한국으로 일시귀국하여 10월22일까지 머물며 후원교회들을 찾아 인사와 보고를 드리려고 합니다. 그후 미국에 이미 예정된 집회들이 있어 서부 (10/23—11/3), 동부 (11/4—24)를 방문하려고 합니다. 주일예배, 수요예배, 새벽기도회, 금요 기도회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보고하기를 원하시면 이메일 (daniel.chae@gbaships.org; danieljschae@hanmail.net)이나 전화로 연락주십시오 (둘로스: +1 954 518 7219; 한국 010 2265 1436). 일정들을 맞추어 다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1월말에야 딸들이 있는 런던으로 돌아가겠고 1년간 있도록 임대한 집에서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살겠습니다. 12월-5월까지 첫 6개월은 안식달로 보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실 쉼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는 <<선교사와 신학자로서의 바울>>을 포함한 연구와 집필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미 전에 말씀드린대로 유럽의 재복음화를 위한 교회개척학교 사역을 영국에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주님께서 주신 부담입니다. 안식달 동안 향후 사역에 대해 더 기도하고 여러분과 의논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적기에 둘로스를 내린다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새로운 사역에 큰 기대를 가집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
아직 멈추지 않은 항해
이번이 저희의 마지막 항해이지만 주님의 지상명령을 계속 순종해 가는 인생 항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기도하며 동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님의 은혜와 평강을 빌며
최종상 , 윤명희 선교사 드림